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언론 보도의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AI가 직접 뉴스를 작성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기자의 역할과 AI의 보도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오늘은 기자 vs AI, 사회적 이슈 보도의 새로운 지평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해석과 가치 판단이 필요한 뉴스 영역에서 인간 기자와 AI는 어떻게 다를까? 이번 글에서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청년 주거 정책 논란’ 사례를 중심으로, 인간 기자와 AI가 작성한 기사를 비교하며 정보의 정확성, 중립성,
문체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해본다.
정보의 정확성: 데이터의 바다에서 길을 찾는 방식의 차이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서는 정책의 경과와 발표 시기, 해당 예산 규모 등을 기초 취재와 정부 관계자 인터뷰 등을 통해 정리한다. 예를 들어, 한 주요 일간지 기자는 "청년월세지원 예산이 지난해보다 20% 축소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공식 발표 외에 시민단체, 수혜자 인터뷰를 인용해 문제의식을 강조한다.
반면, AI가 작성한 기사에서는 공식 자료와 기존 언론 보도,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구성한다. ChatGPT 기반의 기사 생성 실험에서는 국토교통부의 공식 발표문과 통계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조화된 내용을 빠르게 정리해 제공했다. 그러나 일부 항목에서는 최근 수치가 반영되지 않거나, 발표 시점과 데이터 간 시간 차이로 인해 미세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자 기사: “2025년 예산안에서 청년 주거지원 항목이 전년 대비 약 200억 원 감소했다.”
AI 기사: “청년 주거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기자는 현장성과 최신성, AI는 광범위한 정보 접근성과 분석력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지만, 최신 정보를 반영하는 속도와 맥락 이해에서는 기자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중립성: 가치 판단의 방식이 다르다
중립성은 기사의 핵심 가치 중 하나다. 하지만 기자가 쓴 기사에서는 무의식 중에라도 정치적 성향, 언론사 성격, 기자 개인의 시각이 개입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청년 주거 정책에 대한 기사들 중 일부는 정책 결정 과정을 “졸속 행정”, “무책임한 예산 삭감” 등 부정적으로 묘사하며 강한 어조를 보이기도 한다.
AI가 작성한 기사에서는 중립적인 어휘 사용과 균형 잡힌 시각이 상대적으로 잘 유지된다. 이는 AI가 특정 정치적 입장이나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AI는 "일각에서는 예산 축소가 청년층의 불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와 같이 객관화된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중립성의 ‘균형’이 지나치면 비판의 날이 무뎌지는 문제도 있다. 중요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피하거나, 맥락 없는 나열식 기술로 인해 독자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누구의 주장인지", "어떤 비판이 있는지"를 명확히 전달하지 못하고 '모든 관점이 동일하게 존재한다'는 식의 서술로 정리된다.
문체와 전달력: 누가 더 설득력 있는가?
기자는 수년간 훈련된 글쓰기 역량을 바탕으로, 독자의 감정에 호소하거나 스토리텔링을 강화한 방식으로 기사를 구성한다. 사회적 이슈를 다룰 때는 피해자 인터뷰나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독자의 몰입도를 높인다.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만난 29세 청년 김 모 씨는 ‘정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이처럼 기자는 사람 중심의 기사 작성을 통해 이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반면, AI가 작성한 기사에서는 이러한 감성적 요소나 상황묘사보다는 데이터 기반의 설명과 구조화된 요약이 주를 이룬다. 장점은 객관적이고 빠른 정보 정리이지만, 감정이입이나 문제의식 환기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최신 GPT 기반 모델에서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문체를 조절하거나 인터뷰 형식을 흉내내는 기능도 발전하고 있어, 이 차이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마무리: 공존의 시대, 기자와 AI는 경쟁자일까?
AI는 정보의 구조화, 신속한 데이터 처리, 중립적인 서술이라는 면에서 분명 매력적인 뉴스 생산 도구다. 반면, 기자는 현장의 공기를 읽고, 갈등의 본질을 파악하며, 인간의 언어로 사회 문제를 전달하는 존재다.
최근 언론계에서는 기자와 AI가 협업하는 방식의 기사 작성도 실험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가 작성한 초안을 기자가 다듬는 방식이다. 이 조합은 AI의 분석력과 기자의 감성적 통찰력을 결합해, 보다 빠르면서도 깊이 있는 기사를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정보에 대한 신뢰와 이해는 독자의 몫이다. 기자든 AI든, 독자는 자신이 접하는 뉴스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읽는 태도가 필요하다. 뉴스의 미래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기술이 함께 책임지는 사회적 약속의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