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 인간: 결과의 차이

작사 대결: 사람이 쓴 노랫말 vs AI가 쓴 노랫말

은결로그 2025. 6. 21. 17:39

오늘은 작사 대결 사람이 쓴 노랫말 vs AI가 쓴 노랫말을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같은 주제, 다른 감성 – 이별을 노래하는 두 개의 세계

 

작사 대결: 사람이 쓴 노랫말 vs AI가 쓴 노랫말
작사 대결: 사람이 쓴 노랫말 vs AI가 쓴 노랫말

 

이별이라는 감정, 인간의 손끝과 AI 알고리즘으로 번역되다

 

이별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대중가요의 중심에 있어 왔습니다. 슬픔, 그리움, 후회, 미련, 그리고 때로는 담담함까지. 이러한 복잡한 감정의 결을 어떻게 단어로 담아낼 수 있을까요? 이번 실험에서는 ‘이별’을 주제로 사람이 직접 작사한 노랫말과, GPT-4 기반 AI에게 동일 주제로 작사를 요청해 그 결과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인간 작사가 버전

“지나간 계절에 너를 묻었는데
아직도 밤이면 네 향기가 스며와
잊으려 애써도 너란 계절은
끝나지 않는 나만의 겨울이야”

 

AI 작사 버전

“너를 보내고 난 뒤에도
달빛은 그대로 나를 비추고
기억은 노래처럼 반복돼
아름다웠기에 더 아픈 사랑”

 

두 작품 모두 감정선을 그리는 데 있어 진지하고 시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차이가 분명합니다. 사람은 기억을 "계절"이라는 비유로 풀어가며 정서적 깊이를 주고, AI는 "달빛", "노래", "기억" 등의 이미지로 고요한 정서를 표현합니다. AI가 쓴 노랫말은 깔끔하고 일관되지만, 인간이 쓴 가사는 서사와 여운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리듬과 운율, 감성의 외형을 결정짓는 기술

노랫말의 힘은 의미만이 아니라 리듬과 운율감에서도 나옵니다. 귀에 감기듯 흐르는 단어의 배열, 강세와 박자의 조화는 노래 전체의 감성을 좌우합니다. 사람 작사는 보통 멜로디나 특정 비트에 맞춰 단어를 선택하는데 익숙하지만, AI는 상대적으로 리듬보다는 구조적 반복을 더 잘 살리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은 ‘첫사랑’이라는 주제로 작사한 버전들입니다.

 

인간 작사

처음 본 순간 맘이 뛰었고
말도 못하고 웃기만 했던
널 바라보던 내 모든 하루가
기억 속 영화처럼 선명해

 

AI 작사

너의 미소에 멈춘 시간
작은 떨림이 커져갔지
손끝에 닿은 봄바람처럼
첫사랑은 그렇게 왔어

 

AI는 운율을 잘 지켜 흐름이 매끄럽습니다. 특히 "봄바람" 같은 은유적 표현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고, 구조상 4행시처럼 일정한 형식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인간 작사가의 경우, 음절 수가 조금 들쭉날쭉해도 말하듯 흐르는 자연스러움과 미묘한 감정의 리듬이 묻어납니다. 감정이 노랫말을 타고 흐르며 자연스럽게 멜로디에 얹히는 느낌은 사람 쪽이 확실히 강합니다.

 

감성의 깊이와 의미의 밀도,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경험'

AI가 만든 가사는 점점 더 유려해지고, 단어 선택도 시적이며 상황 묘사도 좋아졌습니다. 특히 GPT 계열 AI는 사람의 문체와 감정을 모방하는 데 매우 능숙해, 언뜻 보면 사람과 구분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하지만 감성의 ‘결’에서 차이가 납니다. 사람이 만든 가사는 단순히 감정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이야기 구조와 구체적인 경험이 살아 있습니다.

 

“그때는 몰랐어, 그 눈물이 다 마지막이었단 걸”
vs
“네가 떠난 뒤에도 나는 웃었어, 아직 사랑이 남은 줄 몰랐기에”

 

AI는 추상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를 조합하는 데 능하지만, 구체적 맥락 속 감정의 누적은 약합니다. 즉, 경험에서 길러진 언어는 감정이 진득하게 배어 있어, 단 한 줄만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한편, AI가 가진 강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상업적 가사, 특히 트렌디한 팝 장르에서는 AI가 더 빠르고 다양한 스타일로 작사해낼 수 있으며, 반복 구조나 후렴구 디자인에서도 사람보다 안정된 결과물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피로감 없는 객관성은 때로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보다 일관된 톤을 유지하기에 적합합니다.

 

공존을 향한 작사의 진화
이번 실험을 통해 느낀 것은, 작사는 단지 “시적인 단어 나열” 이상의 예술이라는 점입니다. 인간의 작사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의 농도를 자랑하고, AI는 언어 구조의 효율성과 다양성을 제공합니다.

 

어느 쪽이 더 뛰어나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둘의 협업은 분명 새로운 영역을 열어갈 것입니다. 감성을 가진 창작자와, 그 감성을 정리해주는 인공지능이 함께 만든 노랫말이 머지않아 대중음악 속에서 활발히 등장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가 무심코 따라 부른 그 한 줄의 노랫말이… 사람이 쓴 건지 AI가 쓴 건지 모른 채, 우리 마음속 깊이 들어오게 될지도 모르겠죠.